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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을 그만두고 5년차에 문득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전향한 이유

헬로코딩 2021. 9. 1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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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학을 전공하고 패션 쪽에서 직장생활을 5년 동안 했다.

그동안 의류 생산, 마케팅, MD 다양한 업무를 하면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패션과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해 열정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업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열정이 사라지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패션 산업에 회의감을 느낀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 째, 매년 똑같은 시즌, 반복되는 주기.

패션 산업은 제품을 팔기 위해 매년 '신상'이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이면서 뭔가 계속 변화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 카피제품에다 매년 비슷비슷한 제품들을 늘어놓고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소비할 것을 부추기는 산업이다. 그러한 제품들을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협찬을 통해 홍보하는 메카니즘 속에서 화려한 겉만을 포장하고 빈약한 내면을 숨기는 세계 속에서 피로감이 쌓였다. 나 스스로도 사람들이 왜 그렇게 의미없는 소비를 하는지 이해가 점점 되지 않고 사람들에게 제품을 사라고 부추기는 업을 하는 내 자신이 사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둘 째,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 패션 산업.

다른 철강, 건축 기타 등등의 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패션산업은 정말정말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산업이다.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짜투리 원단이 어마어마하게 많으며, 원단을 염색할 때 나오는 폐수, 그리고 제품을 팔기 위해 사람들에게 좋게 보이기 위해서 쓰여지는 포장재, 그리고 유행이 지나면 버려지는 옷들이 다 쓰레기로 버려진다. 나는 대학 과정에서 'Sustainable Fashion'에 관해서 공부를 했었는데, 실제 현업 환경에서는 그것은 단지 마케팅을 위한 용어일 뿐 패션에서 지속가능함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점점 알게 되고 그것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게 되었다.

 

셋 째, 발전이 없는 산업.

이것은 개인적인 부분이라 천차만별이겠지만, 패션 쪽은 자신의 브랜드를 차리거나 유명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가 되지 않은 이상, 기업에 소속되어 일하면서 발전하는 것은 연차가 쌓여가는 것일 뿐 개인적인 발전은 거의 없는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건 나만의 생각일 수 있겠지만, 첫째 이유에서 말했듯이 그냥 계속 반복적으로 돌아오는 계절에 맞춰 신상품을 내는 것일 뿐 나라는 사람이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고, 하루하루 그냥 회사에서 시간을 떼우듯이 버텨내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이 업계에서의 경쟁력을 가진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인맥이 있나, 유명한 사람과 친분이 있나, 얼마나 인싸인 척을 하느냐를 잘하는 것이라는 것을 점점 깨닫게 되었다. 패션에서의 디자인이란 굉장히 주관적이고, 객관적인 지표를 달아 좋은 디자인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좋든 나쁘든 이슈를 만들어내고 자본력을 투자해 광고를 하는 것의 반복이 결국 패션 산업의 한계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뒤로 이 업계에 정이 뚝 떨어졌다.

 

그래서 위의 세 이유로 인해 패션업에서 떠나고자 마음을 먹었고, 이직을 고민하던 중에 영문과를 졸업하고 코딩 공부를 해서 개발자로 전향한 친구에게 영향을 받아 나도 한번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패션 일을 좋아했으니 유행을 쫓아가는 것도 좋아했는데, 아무래도 요즘 4차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고 특히 메타버스 세계에 관심이 많이 생겨 저 세계를 구축하는 데에 내가 기여를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내가 느낀 개발자라는 직업은 끊임없이 공부해야하는 직업이고, 개발자라는 사람들은 자신의 지식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데 주저함이 없는 오히려, 자신이 열심히 공부한 지식들을 과시(?)하기 위해 활발히 공유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점들이 개발자라는 직업을 발전적이고 타 직업과 다르게 유연하고 진보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지금까지 배워본 프론트엔드 개발은 디자인을 전공했다보니 웹 상에서 구현되는 깔끔하고 유려한 디자인 기능들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지고 더 많은 기능을 구현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고 있을 정도로 재밌다. 물론, 이러한 부분들은 아무래도 퍼블리셔의 영역에 가깝고 데이터를 받아서 백으로 넘겨주는 부분들이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영역에 더 가깝다고 하는데 번쩍번쩍 보여지는 기능들이 더 재밌는 것은 사실이다. 코드펜에 들어가보면 어찌나 신기한 애니메이션들이 많던지.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정교한 코드 구현으로 간단하고 깔끔하게 웹페이지에 뿌려주는 것도 꼭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다.

 

기술의 발전은 나에게 정말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는데, 나도 그 산업에 이바지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아직 이제 발을 담가보는 정도이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포기하지 않으려고 블로그에 꾸준히 적어나가면서 개인적인 발전을 도모해야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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